2017년 8월 4일 금요일

바캉스

여름휴가 시즌이 그 절정을 지나고 있다. 숱한 사람들이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적지 않음에 안도하는 대가로 자신의 피와 같은 돈을 쏟아 붓는 그런 때이다. 자신이 가는 길이 자신에게 행복하지 않다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동행을 한다 해도 행복한 길로 바뀔 수 없음이 당연한 것임에도 애써 무시하며 행복해지리라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
 
물을 좋아하고, 번잡함을 싫어하는 탓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닿는 대로 물이 있고 한적한 곳으로의 여행을 찾았었는데, 해외여행을 자주 가게 되었다. 쇼핑을 강요당하는 그런 여행이 싫어서 찾게 되었던 클럽메드로의 여행이 마음에 들었다.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아이들을 맡길 수 있고, 조용한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음주와 독서와 수영과 수면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두어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녀온 경력을 갖게 되었는데, 그 사이 적지 않은 만남을 통하여 외국인들의 여행풍속을 조금 알게 되었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이나 한국인과는 달리, 프랑스인이나 러시아인이나 호주인과 미국인 혹은 이탈리아인들은 시간적으로 무척 여유 있는 여행을 한다. 어설픈 영어로 대화를 나눠 보면 짧으면 일주일이고, 길면 3주씩 하나의 리조트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는 78초 극한의 기간을 그냥 집에서 보낸다. 바캉스여행에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들으며, 행복한 여름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을 상상하면서, 그렇게 더위를 흘려보낸다. 다행스럽다. 다행스러운 까닭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숱한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는 까닭과 같을 것이다. 다른 이유로 다행스러워 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