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키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키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7년 6월 4일 일요일

수분이 된 꽃 vs 새로 핀 꽃

꽃이 핀다. 벌들이 몸통에 꽃가루를 무쳐 암 꽃에 숱한 꽃가루를 전달해주고 암 꽃은 그 꽃가루를 받아들여 씨앗을 맺는다. 꽃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꽃을 피우고, 그 흐름에 따라 수분을 한다. 한 순간에 모든 꽃이 피어서 수분을 하면 빠지는 개체가 있을 것이고, 생존의 가능성도 줄어 들 것이다. 새로 핀 꽃들은 이미 수정인 된 꽃들과 차이가 있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니 벌들에게도 그렇게 보일 것이다. 수정이 된 꽃들은 꽃잎이 시들고, 암술도 오그라든다.



숫 꽃이다. 암꽃이 많이 피어 충분히 수정이 되면, 너무 많이 수정이 되기 전에 숫 꽃을 없애 버린다. 숫 꽃의 운명일까?



친구와 함께 버섯탕을 먹으러 갔다. 참 아름다운 음식이다. 



무대포 친구다.


2017년 5월 29일 월요일

호모데우스

농장에 물을 준다.
커다란 물통에 지하수가 채워지길 기다렸다가, 스프링클러를 이용하여 한 시간여를 뿌려준다. 다시 세 시간여를 물통이 채워지길 기다렸다가, 다시 한 시간여를 뿌려준다. 농장 전체를 세 등분하여 한 번씩 뿌려준다.

밸브를 열어 물을 주고, 밸브를 닫아 물을 받는 일을 하며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4일째 잡고 있는 유발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라는 책을 마무리지었다.

기아와 역병과 전쟁에서 해방된 사피엔스는 불멸(不滅)과 행복(幸福)과 신성(神性)을 획득하고자 내달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신성을 획득한 소수의 특권계층만이 역할을 가져 신과 같이 영속하게 되고 그렇지 못한 나머지는 불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하는 책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학문과 실험실과 현장을 넘나들며 인류의 현재 모습이 갖춰진 까닭을 말하고, 그와 똑같은 까닭으로 인류가 나아가게 될 길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예견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하고 있다.

p542 ... 당신이 이런 가능성들 가운데 어떤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런 가능성이 실현되지 않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대개 현시점의 이데올로기와 사회 시스템에 얽매이기 때문이다. ...

맘모스가 소멸되었듯이 인류가 소멸될 운명에 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미래가 나아갈 수 있으나 우리가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다른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 로봇공학의 발전, 비의식적 지능을 갖춘 알고리즘의 발전, 나노공학과 생명공학의 발전 등이 하루가 다르게 현실화 되고 있다. 그에 따라 현생인류를 그답게 만든 특성인 의식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과연 우리는 소멸하게 될까?

우리는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난 내일도 농장의 키위나무에게 시간 맞춰 스프링클러를 틀어 줘야 한다. 조속히 비가와서 가뭄이 끝나야 한다.

숙소 앞에서 뜯어온 방풍나물 잎이 제법 먹을만 하다.

2017년 5월 28일 일요일

키위 솎아주기

키위나무에는 꽃이 매우 많이 핀다. 암나무 수나무가 나뉘어 있고, 벌이 자연수분을 해 주던지, 인간이 인공수분을 해 주어야 한다.

암나무에 꽃이 적당히 피었을 때 수나무의 꽃핀 가지를 잘라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암나무에 있는 모두 꽃들이 활짝 피어서 모두 수정이 되어버리고, 그렇게 맺은 모든 열매가 영양분을 나눠 가지다 보니 먹을 만한 크기나 당도를 가진 열매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곤충에 의한 자연수분에 의지하지 않고, 인공수정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다. 꽃 무더기에서 몇 개의 꽃에만 수분을 해 주면 되기 때문이다.

올 해는 좀 착오가 생겨서 엄청나게 수분이 되어 버렸다. 고생이 시작되었다. 실한 것들 몇 개를 놔두고 나머지는 모두 따줘야 한다. 이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솎기 전

솎은 후
한 여름 같은 뙤약볕에서 필리핀 아줌마들을 고용하여 키위 열매 솎는 작업을 한다. 팔 들고 벌을 받는 것과 비슷한 일을 하루 종일 한다.

솎기 전

솎은 후

올해 초 해남으로 귀농하여 밤호박을 재배 중이신 만랩농부님을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나 뵈었다. 좋은 인상에 좋은 마인드를 갖춘 분인 듯하다. 앞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기를 기대해 본다.
만랩농부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prologue/PrologueList.nhn?blogId=9951016


2017년 5월 21일 일요일

5월의 해남

여느 아침과 같이 일찍 일어나 밥을 챙겨 가족들과 식사를 했다.
한 달 이상 헤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들 알기 때문에 다정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섯시간을 달려 도착한 해남은 5월이 한창이였다.
짙은 녹색의 향연.


키위들은 마지막 수분 작업이 한창이다.
종류별로 수분을 하는 시기가 좀 다르다고 한다.
하긴 그래야 일이 부하가 좀 덜 걸릴것 같다.



키위는 암 수가 따로 있다고 한다.
암나무에 달린 꽃이 적당히 수분이 되면 수나무의 꽃이 달려 있는 가지를 잘라버리는 등등 여러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 꽃 송이에 3개정도만 남겨져 과일로 자라난다.

여기 해남도 비가 적게와서 가뭄이라고 한다.
요즘은 한 여름만큼이나 덥다. 기후가 너무 빨리 바뀌어간다.


단촐한 저녁식사.
맛나고 즐거웠다.

내일부터 많이 돌아 다녀야 한다.
새로운 만남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