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0일 토요일

인력

농장에 퇴비를 주느라 인력을 두 명 샀다. 퇴비 백 포를 뿌리는데 오전을 보내고, 가장 가까운 백반 집에 가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열매를 맺은 것들 중에서 잘 자라지 못한 것들을 솎아주는 일을 했다.


7000원짜리 백반을 맛나게 먹었다.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일을 잘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 있고,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있다. “병든 주인이 아홉 몫을 한다.”는 속담에는 참 공감이 간다.


2017년 6월 9일 금요일

Zumba dance

하루 종일 숙소에서 운동과 독서로만 시간을 보냈다. Zumba 댄스 한 가지를 배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꽤 운동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고, 무척 굳어 있는 내 몸에 한 번 더 놀랐다. 어찌하랴 내가 방치한 내 몸인 것을.

작년에 마누라가 줌바 댄스를 한다고 해서 ‘아줌마 댄스’의 줄임말인 ‘줌마 댄스’라는 게 있는 줄 알았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쪽 방향의 세상물정에 이렇게 어두웠었다니......

매일 일정시간을 투자해서 배워 보기로 마음먹었다.



2017년 6월 8일 목요일

하루 세 끼

하루 세 끼를 챙겨 먹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직접 밥을 짓고 반찬을 마련하여 먹는 것은 더욱 더 그렇다.

평소 우수개소리 삼아 “점심 메뉴 선택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고 말하곤 했다. 백반, 자장, 짬뽕, 볶음밥, 냉면, 칼국수, 팥죽, 순댓국, 김치찌개, 라면, 뼈해장국, 수제비, 비빔밥, 오징어덮밥, 콩나물해장국, 냉모밀, 우동. 어차피 돌아가면서 선택하고 먹는 것들인데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는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내려와 있는 동안 최대한 사먹는 음식을 피하기로 마음먹은 터라 선택의 폭이 많이 줄었다. 돼지김치찌개, 된장찌개, 미역국, 참치김치찌게, 콩나물국 중에 선택하면 된다. 많지 않게 준비하려 하지만 하다보면 냄비 가득 끓이게 되고, 네다섯 끼니 동안 먹어야 치워지는 경우도 있다. 한 번 선택하면 최소한 하루 동안은 선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늘은 참치김치찌게다. 앞으로 세끼는 먹어야 할 듯하다.





찬거리를 사기 위해서든 어떤 약속을 위해서든 농장 밖으로 나가는 일이 자못 설레어 진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듯 홀로 있어본 적이 없었으니 당연한일일 것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동안에는 느끼지 못하다가 가만히 하늘과 산과 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적적함이 밀려든다. 익숙해져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될 것이다. 텃밭이나 정원을 가꾸는 것에 집중하게 되면 좋으련만 내겐 내 나름대로의 생각대로 가꾸고 보살필 터전이 없다. 오늘도 새롭게 만난 몇몇 분들에게 부탁을 해 두었다. 인연이 되는 땅을 어서 만나고 싶다.

볕이 좋아 빨래를 했다. "삼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산다."는 속담이 있다. 이틀여의 흐린 날씨에 눅눅한 기운이 온통 베어들었다. 햇볕도 좋지만 비가 더 내려야 할 텐데 무엇을 바래야 할지 난감한 일이다.


2017년 6월 7일 수요일

물 퍼 나르기

있다 없어보니 불편함이 매우 크다. 싱크대에서 수도꼭지만 열면 나오던 물이 인근 중형관정에서 과도하게 지하수를 사용하는 바람에 나오지 않은지 일주일이 넘었다.

변기에도 사용할 때마다 물을 채워 넣어야 하는데 제법 많은 양의 물이 들어가는 것에 놀라곤 한다. 다행이도 변기에 사용하는 물은 근처의 지하수 물탱크 물을 사용할 수 있어서 퍼다 나르는 수고를 덜할 수 있다.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씻는 물은 모두 오소재 약수터에서 길어온다.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느라고 제법 많은 물이 필요하다. 20리터짜리 물통 두 개를 더 사서 쓰고 있다. 하루에 한 번씩 물을 길어 오는데 제법 번거롭게 느껴진다.

수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의 생활을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마당에 우물이 있는 집은 괜찮았겠지만 그러지 못한 집은 물을 길어다 쓰는 생활을 평생 어찌했을까 싶다. 북청물장수가 괜히 있었던 게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20리터짜리 두 개, 10리터짜리 두 개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고 바람이 불어서 주로 실내에서만 지냈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의료에 관한 자료들을 검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였다. AI와 로봇기술은 이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 엎어놓을 것 같다. 변화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어서 나의 기대와는 달리 내 생애에서도 뒤집어진 세상을 보게 될 것 같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잠깐 눈을 돌려 창밖을 보는데 매쉬망 안쪽에서 퍼덕거리는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블루베리에 눈이 멀어서일까? 새 한 마리가 어딘가에 있을 틈새를 비집고 매쉬망 하우스에 들어간 것이다. 잡아 죽여 응징하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 여리다. 죽이기는커녕 잡기도 어려울 듯하다. 한쪽 매쉬망을 올려 빠져나가게 한 뒤 다시 망을 내려 단속 했다.


내일은 귀농귀촌희망센터로 교육을 받으러 간다. “밤호박 수확 및 수확 후 관리이론 및 현장실습”이 내일 받을 교육과목이다. 4시간 교육을 받을 예정이고 4점을 획득하게 된다. 100점을 획득하게 되면 귀농지원정책에 따라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2017년 6월 6일 화요일

단비

비가 내린다. 현충일에.
많이는 아니지만 땅을 적신다. 반갑다.

블루베리를 보호하느라 매쉬망을 내렸다.  새들도 맛난 것은 안다.



2017년 6월 5일 월요일

차양모자

햇볕이 무척 따갑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자투리땅에 심어진 고추, 토마토, 콩, 호박 등의 작물들이 가뭄에 말라들어 가고 있다. 물뿌리개를 이용해서 물을 주고 있는데, 햇볕이 힘들게 한다. 모자가 있었는데 어제 친구의 차를 타고 가다가 놓고 내려버렸다.


기본 반찬들이 떨어진 것들이 많아서 겸사겸사 해남읍으로 쇼핑을 갔다. 코다리찜, 멸치조림, 토하젓, 열무겉절이를 샀고 모자를 구매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저물어가는 해를 받아 빛나는 보리밭을 가까이서 구경하였다.



오소재 정상에서 바라본 강진만 너머의 강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2017년 6월 4일 일요일

수분이 된 꽃 vs 새로 핀 꽃

꽃이 핀다. 벌들이 몸통에 꽃가루를 무쳐 암 꽃에 숱한 꽃가루를 전달해주고 암 꽃은 그 꽃가루를 받아들여 씨앗을 맺는다. 꽃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꽃을 피우고, 그 흐름에 따라 수분을 한다. 한 순간에 모든 꽃이 피어서 수분을 하면 빠지는 개체가 있을 것이고, 생존의 가능성도 줄어 들 것이다. 새로 핀 꽃들은 이미 수정인 된 꽃들과 차이가 있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니 벌들에게도 그렇게 보일 것이다. 수정이 된 꽃들은 꽃잎이 시들고, 암술도 오그라든다.



숫 꽃이다. 암꽃이 많이 피어 충분히 수정이 되면, 너무 많이 수정이 되기 전에 숫 꽃을 없애 버린다. 숫 꽃의 운명일까?



친구와 함께 버섯탕을 먹으러 갔다. 참 아름다운 음식이다



무대포 친구다.


2017년 6월 3일 토요일

블루베리

블루베리가 익기 시작했다. 몇 개를 따서 먹어보았는데 맛이 좋다.





우리들만큼이나 블루베리가 익기를 기다리는 것들이 있다. 아침마다 시끄럽게 잠을 깨우는 새들이다. 만약 매쉬망(눈이 큰 모기장)을 설치하지 않으면 새들의 잔치가 열리고, 우린 찌꺼기들만 주어먹게 될 것이다.




마당에서 딴 완두콩을 넣어 밥을 짓는다. 해남에서 키운 쌀과 좁쌀과 수수를 넣고 밥을 지어 먹는다.



튼튼한 비단키위 나무는 한 그루에 열매가 3000개 이상 열리기도 한단다. 꽃이 그만큼 열린다는 말이다. 오늘도 그 꽃 하나하나에 수정을 시켜 주었다. 쉬운 일이 아니다.



2017년 6월 2일 금요일

오소재 약수터

오소재 약수터
 
가뭄이 심각하다. 주변의 대관정(大管井)들이 모내기를 위해 24시간 내내 강력한 모터로 물을 끌어 올려버린다. 내가 생활용수로 쓰는 지하수는 소관정(小管井)이며, 10미터 깊이에서 물을 끌어 올리는데, 어제부터 물이 나오지 않는다. 대관정들이 80미터 깊이에서 물을 끌어 올려 버리는 바람에 얕은 지하수들이 말라 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생활용수는 지하수를 쓰고, 식수와 취사에 쓰는 물은 약수터에서 길어온 물을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생활용수까지 약수터에서 길어온 물을 써야 해서 하루 한 번씩 약수터에 다니고 있다.
 
내가 가는 약수터는 오소재 약수터라고 한다. 해남군에서 관리하고, 수량도 풍부해서 물을 길어가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오늘 물을 긷고 있는데 원주민인 듯 보이는 분이 한 말씀 하신다. “가뭄은 가뭄인가 보네. 물 양이 줄었어!” 어서 가뭄이 끝나야 한다.

두륜산에서 내려오는 오소재 약수



두 군데에서 취수가 가능하다

10리터짜리 물통 두 개.

20리터 물통, 벨브가 있어 쓰기 편하다.

2017년 6월 1일 목요일

온라인 업무처리

여기 해남에 내려와 있으면서도 한의원에 있으면서 했던 일들을 진료 빼고는 다 하고 있다.

첫째로 환자분들의 전화를 받는 일. 환자분들에게 내 전화번호를 오픈한지 벌써 10여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가끔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자주 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계셨지만 요즘은 다들 예의 있게 전화를 주신다. 한약 상담이 가장 많은데, 상담 후에 지금 한의원을 지키고 있는 원장님께 연락하고 연결하여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고 있다.

다음으로는 세무사사무실과 노무사사무실간의 업무처리이다. 세금업무와 직원관리를 메신져를 통해 거의 경기도에 있을 때나 똑같이 처리하고 있다.

또 한의원에 필요한 각종 소모품과 약재의 구매 및 결재에 관한 업무도 평소에 해당 쇼핑몰을 통해 처리하였기에 여기서도 똑같이 처리하고 있다.

이곳에 안착할 때 까지는 현재의 시스템이 유지되어야 한다. 분명 여러 문제들이 불거져 나올 것이지만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하겠다.

하루 종일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며 책을 읽다가 저녁 무렵에 비단키위 수분(受粉)시키는 일을 했다. 손을 들고 해야 해서 손아귀와 어깨가 제법 뻐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