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19일 수요일

어떤 집을 지을까?


지금은 초등학교라 불리는 국민학교를 다닐 때, 집 주변에서 집을 지으면 모래장난이며 벽돌쌓기 등의 놀이를 하느라 공사장 주변을 기웃거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 속에 남아있고, 요즘 옛 집을 허무는 공사판 근처를 지나다 보면 보게 되는 것은 블록 한 개로 만들어진 벽과 그 벽이 만드는 방이다. 블록을 쌓아 올리고 시멘트 미장으로 마무리 짓고 벽지를 바르면 방이 되고 그것이 집짓는 일이었던 때가 있었다. 단열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이였던 것 같다.


귀촌을 맘에 두면서 관심을 가졌던 건축. 기억속의 그런 건축과는 차원이 달라져있었다. 독일의 패시브하우스는 벽 두께가 최소 35센치미터 이상이라고 했다. 단열재도 여러 가지 건축형식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창호였다. 공기층을 만들기 위해 유리 두세 장을 일정한 간격으로 겹쳐놓을 뿐만 아니라 열교를 차단하기 위해 프레임을 과학적으로 만들었다. 열전도율이 엄청 높은 알루미늄 프레임에 바람이 송송 통하는 허접한 구조의 샤시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애당초 굳게 마음먹고 있었던 철근콘크리트 골조의 주택에 대한 생각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가성비가 좋은 건축자재들과 공법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주 고급주택에만 쓰이던 공법들이 이제는 일상화되었다. 전원주택 붐을 타고 인터넷을 통하여 좋은 정보들이 금세 알려지고 시공되어지고 있어서 이 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전문가들도 따라가지 못할 지경인 듯싶다. 물론 이러한 물정에 밝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도 평당 얼마씩 이라고 매겨지는 방식으로 건축을 하고 있지만 머잖아 이런 방식은 사라질 것이다.

내가 생각해 놓은 컨셉에 맞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좋은 인연을 만나야 할 것이고 운도 따라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보다 앞서 나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밤도 고민이 깊어간다.

어떤 집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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